논밭에서 빌딩숲으로…서울역사편찬원, ‘오래된 신도시’ 강남 변화사 발간

서울 / 박노신 기자 / 2026-10-16 21:53:45
서울역사편찬원, 서울역사답사기 제10권 '강남의 역사와 사람들' 발간
▲ 서울역사답사기 제10권 표지 사진

[뉴스힘=박노신 기자] 서울역사편찬원(원장 이상배)은 역사학자와 시민이 함께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찾아 걸으며 기록한 서울역사답사기 제10권《강남의 역사와 사람들》을 발간했다. 한강 이남 7개 지역의 변화 과정을 따라가며 오늘날의 ‘신도시 강남’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살펴보는 책이다.

서울역사편찬원은 2004년부터 매년 역사학자와 시민이 함께하는 답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그 성과를 ‘서울역사답사기’ 시리즈로 발간하고 있다.

서울역사답사기 제10권은 2025년 ‘서울역사문화답사’에서 탐방한 ▴구로동·가산동 ▴영등포·문래동 ▴대방동 ▴목동 ▴반포동·잠원동 ▴논현동·역삼동 ▴양재동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지역별로 산업화와 도시개발, 주거지와 교통망의 형성, 상업·업무지구의 성장 등을 살펴보며 한강 이남 지역의 다양한 변화상을 담았다.

주요 내용은 ▴구로동과 가산동, 한국수출산업단지의 본산 ▴영등포와 문래동, 서울 제조업의 역사 ▴대방동, 수도권 방어의 요충지 ▴목동, 88서울올림픽과 신도시 개발 ▴반포동과 잠원동, 강남개발과 아파트 단지 ▴논현동과 역삼동, 강남 IT신화의 공간 ▴양재동, 옛길 따라 살펴보는 말죽거리 신화 등이다.

‘상전벽해(桑田碧海)’는 뽕나무밭이 푸른 바다로 변하듯 세상이 몰라볼 만큼 크게 달라졌다는 뜻이다. 한적한 농촌에서 아파트와 고층 빌딩이 들어선 도시로 불과 반세기 만에 변모한 강남을 설명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이번 책은 이러한 변화의 현장을 직접 걸으며 살펴본 도시개발의 역사와 그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오래된 신도시’ 강남의 역사적 특징에 주목했다. 오래된 건물과 골목이 비교적 많이 남아 있는 강북과 달리, 강남은 논과 밭을 대신해 새로운 도로와 도시 구획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빠르게 개발됐다. 이에 강남 답사는 오래된 유적을 찾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날의 도시가 형성되고 변화해 온 과정을 읽어내는 데 의미를 둔다.

구로동과 가산동에서는 한국 경제개발의 상징이었던 구로공단의 역사를 살펴본다. 한때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10%를 담당했던 구로공단은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책은 오늘날에도 곳곳에 남아 있는 산업화와 노동자들의 흔적을 찾아 소개한다.

목동에서는 도시개발이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짚어본다. 1980년대 대규모 개발을 통해 주거지와 상업·업무시설, 녹지와 도시기반시설을 갖춘 신도시로 변화한 과정과 함께, 개발 과정에서 원주민 철거와 보상을 둘러싼 갈등도 다룬다.

반포동과 잠원동에서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새로운 주거지가 형성된 배경을 살펴본다. 한때 농경지와 모래밭이었던 이곳은 1960년대 후반부터 개발이 시작됐다. 아파트 단지 조성과 학교·상가의 이전, 강남고속버스터미널 건설 등이 이어지면서 주거와 교통의 중심지로 성장했다.

논현동과 역삼동에서는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첨단 벤처기업과 IT업체가 모여든 과정에 주목한다. 1970년대 이후 계획적으로 조성된 도로와 도시 공간이 오늘날 강남의 상업·업무지구로 발전한 배경을 소개한다.

서울역사답사기 제10권은 서울역사편찬원 누리집의 전자책 서비스를 통해 누구나 무료로 열람할 수 있으며, 서울 시내 주요 공공도서관에도 배포된다. 구매를 원하는 시민은 서울시청 지하 1층 ‘서울책방’에서 구입할 수 있다.

이상배 서울역사편찬원장은 “강남은 우리에게 익숙한 공간이지만, 불과 반세기 전만 해도 곳곳에 논과 밭이 펼쳐져 있었다”며 “이번 답사기가 시민들이 매일 오가는 거리와 건축물에 담긴 역사를 새롭게 바라보고, 빠르게 변화하는 도시의 기억을 함께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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