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사전검증·전문감리·무인점검까지… 노후교량·고가차도 해체공사 안전관리 전면 강화

서울 / 박노신 기자 / 2026-10-01 22:54:57
정부 제도개선에 앞서 해체공사 안전대책 마련… 즉시 가능한 조치부터 시행
▲서울특별시청

[뉴스힘=박노신 기자] 서울시가 노후 교량·고가차도 해체공사의 안전관리 체계를 전면 강화한다. 해체설계는 공사 전 전문가 검증을 거치고, 현장에는 해체 경험을 갖춘 감리인력이 상주하도록 한다. 안전이 확인되지 않은 위험 현장은 드론·로봇 무인점검을 원칙으로 삼는다. 지난 5월 서소문고가 해체공사 중 발생한 안전사고를 계기로 마련한 대책으로, 정부의 제도개선에 앞서 즉시 적용할 수 있는 조치부터 시행한다.

도림고가·삼각지고가·이촌고가 등 노후 토목구조물 해체공사가 잇따라 예정된 만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신속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데에 따른 것이다. 현재 국토교통부에서는 ‘민관합동 해체공사 안전관리 TF’를 운영하며 해체공사 안전관리와 관련된 대책 마련과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대책은 ‘사고 후 대응하는 안전관리’에서 ‘해체 전부터 위험요인을 찾는 선제적 안전관리’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계획·설계 단계 사전 검증 강화 ▴시공 단계 전문인력 투입 및 기록관리 강화 ▴이상징후 조기 감지 및 신속 대응 강화 ▴행정지원 및 민간전문가 보호 강화 등 4대 방향으로 선제적 안전관리를 추진한다.

첫째, 공사 시작 전 계획·설계 단계부터 안전관리를 강화한다. 우선 토목구조물의 ‘해체설계’에 대한 사전 검증절차를 도입한다. 구조물을 해체하는 단계마다 안전에 문제가 없는지 면밀히 검토하고, 건설기술심의를 통해 전문가가 사전에 검증한다. 해체공사는 철거 순서나 임시 지지방법 등에 따라 구조물의 안전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해체설계에 대한 건설기술심의는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제1~3종 시설물을 대상으로 실시설계 완료 전에 시행한다.

철도 위를 지나는 고가차도(과선교)는 안전한 해체를 위해 충분한 작업시간을 확보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국토교통부·한국철도공사·국가철도공단 등 관계기관과 지속 협의할 계획이다. 현재 철도구간 공사는 열차가 운행하지 않는 야간시간을 이용해 하루 약 2.5시간 정도만 작업할 수 있다.

둘째, 해체공사의 시공 단계에서는 현장 감리의 전문성을 높이고, 주요 공정에 대한 기록관리를 강화한다. 해체공사 경험을 갖춘 기술인이 현장을 관리하도록 감리업체 선정기준을 개선한다. 감리업체를 선정하는 사업수행능력평가(PQ)에 참여기술인의 ‘해체공사 경력’을 평가하는 기준을 추가한다. 이를 통해 해체공사 경험이 있는 기술인이 현장에 상주하며 공정을 관리하도록 할 계획이다.

현장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구조물을 절단하거나 들어 올리는 등 주요 공정에 대한 동영상 기록관리도 강화한다. 기존 현장 전경과 상시 촬영에 더해, 해체설계 심의 단계에서 기록이 필요한 주요 공정을 정하고 작업 과정을 단계별로 촬영하도록 한다. 촬영자료는 공사가 설계대로 안전하게 진행됐는지 확인하고, 사고 발생 시 원인을 분석하는 자료로 활용한다. 이를 위해 ‘공사장 동영상 기록관리 매뉴얼’을 개정해 적용할 예정이다.

셋째, 사고가 나기 전 이상징후에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응급 대응체계를 강화한다. 구조물에 문제가 생겨 갑자기 처지거나 변형되는 등 이상징후가 발견되면 즉시 관계기관에 상황을 전파하고, 상황판단회의를 거쳐 현장 통제와 긴급점검·응급조치 등 초기 대응에 나선다. 긴급점검이 필요한 경우 현장 출입을 우선 통제하고, 승인된 점검자만 출입하도록 해 점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추가 사고를 예방한다.

특히, 안전이 확인되지 않은 구조물에 사람이 직접 들어가 점검하는 데 따른 2차 사고를 막기 위해 드론·로봇·내시경 등을 활용한 ‘비접촉 무인점검’을 원칙화한다. 다만, 직접 점검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충분한 안전조치를 거쳐 최소 인원만 투입한다. 시는 무인점검 기술을 현장에 본격 도입하기 위해 지난 7~8월 신기술을 공개모집해 4건을 선정했다. 성산대교·원효대교 등에서 현장 실증을 거쳐 우수 기술은 향후 한강교량 점검·진단 등에 시범 적용할 계획이다.

넷째, 안전관리에 필요한 인력과 기술이 실제 현장에 투입될 수 있도록 비용과 제도적 지원을 강화한다. 해체공사의 설계·감리·공사비를 산정할 때 구조물 상태검증, 무인점검 등 안전관리에 필요한 비용을 충분히 반영한다. 발주 단계부터 관련 비용을 충분히 반영하고, 각종 심사 과정에서 적정 여부를 확인해 부족한 비용은 추가 반영하도록 한다.

긴급 안전점검이나 기술자문을 위해 현장에 투입되는 민간전문가를 보호하는 장치도 마련한다. 위험 상황에서 긴급점검은 무인점검을 원칙으로 하되, 불가피하게 전문가가 직접 현장을 확인해야 할 경우에는 시공사를 통해 해당 전문가가 보장대상에 포함되도록 ‘근로자 재해보장 책임보험’ 가입을 추진해 만일의 사고에도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한다. 이와 함께 긴급 안전점검 등 공익적 활동에 참여하는 외부 민간전문가도 건설공사보험의 보장을 받을 수 있도록 손해보험협회 등 관련기관과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시는 즉시 시행이 가능한 대책은 바로 적용하고, 관계기관 협의 등이 필요한 사항도 순차적으로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토교통부의 제도개선 논의와 연계해 철도구간 작업시간 확보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한 사항도 지속 건의할 계획이다.

김용학 서울시 건설기술정책관은 “노후 토목구조물은 해체 과정에서 구조 상태가 계속 달라지는 만큼, 선제적인 안전관리 체계를 통해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인을 철저히 차단하겠다”면서 “정부의 제도개선에 앞서, 즉시 시행할 수 있는 대책부터 신속히 적용해 시민과 현장 작업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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